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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돈 버는 게임, 이른바 '플레이 투 언(P2E)'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새해부터 디지털 자산 '보라' 키우기에 나서 주목된다.

3일 가상자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 더불어 보라 2.0 리브랜딩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프렌즈게임즈가 보라 발행사 '웨이투빗'을 인수한 후, 마땅한 마케팅이나 활용처를 내놓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보라를 앞세운 디지털 자산 연계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 

카카오게임즈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카카오게임즈 P2E 서비스 발표와 보라 2.0 리브랜딩, 오지스와의 탈중앙 디지털 자산 거래소(DEX) 개발, 더불어 넵튠의 메타버스 콘텐츠 연계, 자체 NFT 관련 서비스 론칭이 속속 이어질 것"이라며 "4/5월에는 온보딩 파트너가 선정되고 카카오톡 지갑 또는 P2E 이용자와 연계될 공산이 크다"고 귀뜸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한 카카오 크러스트-미래이니셔티브 센터와의 연계와 국내외 블록체인 개발사를 향한 투자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의 새 파트너로 언급된 오지스는 지난 2018년 설립된 블록체인 개발사로 탈중앙 거래소(DEX) '올비트'와 '오르빗체인'의 개발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파트너사로, 클레이튼 플랫폼의 기축통화인 '클레이' 스테이킹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카카오 블록체인 생태계의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때문에 관련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오지스의 개발력을 바탕으로 보라 기반의 DEX를 개발, 추후 카카오게임즈 산하 P2E 게임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 엔터 B2C2C 서비스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C2C는 서비스 운영사와 이용자 간의 거래 외에도 이용자와 이용자 간 거래를 허용하는 UGC(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 방식의 생태계를 의미한다. DEX는 탈중앙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된 디지털 자산 거래소로, 기존 업비트-빗썸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외부의 해킹 이슈나 운영상의 중앙화 개입이 차단돼 거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해외 카카오게임즈 P2E 이용자가 보라를 확보 후, DEX로 전송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또는 재화를 구매하거나 클레이로 환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P2P 방식인 만큼, 카카오가 카카오톡 지갑에 구현한 가상자산 지갑과 유사하지만 보라코인을 기반으로 하며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블록체인으로 구현, 이를 DEX에서 디지털 자산으로 판매하는 형태도 가능할 전망이다. 

사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해 11월 주주서한을 통해 "스포츠, 게임 및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현재 프렌즈게임즈에서 개발 중"이라며 "해당 거래소에서는 우리의 사업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골프 티타임 예약권과 게임 아이템, 아이돌의 팬아트 등이 디지털 자산화돼 판매될 수 있을 것이며, 이 외에도 더욱 다양한 디지털 자산들을 거래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보라를 기반으로 한 타임슬롯 방식의 NFT 거래소 '투데이이즈'를 출시, 테스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DEX의 경우, 앞서 예고한 디지털 자산 거래소와 같은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DEX의 경우, 정부 규제 탓에 해외 서비스로 국한되거나 국내 이용자 참여 제약이 불가피한 탓이다. 실제 정부는 코인 과세 유예와 별도로 중앙화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방식의 거래는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이때문에 최근 카카오 블록체인 개발사 그라운드X는 싱가포르에 설립된 별도 법인 '크러스트'로 핵심 사업을 모두 이관한 상태다. 

가상자산 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디지털 자산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은 규제 불확실성이 커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해외 사업의 경우, 보라를 앞세워 올초부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