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상장폐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은 누가 가져야 할까.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를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닥사가 지난 24일 암호화폐 ‘위믹스(WEMIX)’의 다음 달 8일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위믹스 발행사인 게임업체 위메이드의 코스닥 주가가 지난 25일 하루 새 30%가량 폭락하면서다.

닥사는 5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지난 6월 결성한 자율규제 기구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 때 국내 코인 거래소마다 대응이 제각각이어서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에 여당·정부의 간담회 이후 거래소들이 만들었다. 코인 상장(ICO)부터 유의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 주요 결정에 업계 자율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24일 닥사의 상장폐지 소식이 알려진 이후 위믹스 가격은 폭락했다. 27일 오후 4시 기준 업비트에서 위믹스는 675원으로, 상장폐지 발표 전인 24일 오후 12시(2495원)보다 72.9% 떨어졌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에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 유통량은 가이드라인도, 기준도 없는데 거래를 종료시키는 결정은 비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닥사가 상장폐지 논의 과정을 비공개에 부친 것도 논란이다. 닥사 측은 “시장 참여자의 판단과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논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향후 다른 암호화폐 기업에도 기준이 될 수 있는 결정인데, 심사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언론 보도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닥사는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상장폐지 심사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는 한편, (각 거래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모여서 집단적으로 거래를 중단한 만큼, 담합 혐의로 제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닥사 측은 유통량과 관련된 소명 기회가 부족했다는 위메이드 측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닥사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각 거래소가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이후 29일간 16차례 위메이드 측에 소명을 요청했고, 그때마다 유통량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오히려 소명 과정에서 자료에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