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투자은행(IB) 및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힐 일이 일어났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주사 NXC 지분 전량을 시장에 내놓았다는 충격적 소식이 전해졌다. 

일각에서 "최초 보도한 매체가 오보를 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업계에 던지는 충격파가 컸는데, 이는 곧 현실이 됐다. 매각주관사 선정부터 예비입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후보군과 추측들이 오갔다. 

디즈니'와 '일렉트로닉아츠'(EA) 같은 해외 기업부터 '네오플'에 던전앤파이터 관련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중국 기업 '텐센트'까지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 중에는 '카카오'와 '넷마블'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넥슨 매각'이 현실로 이뤄지는 듯 했다. 

그러나 넥슨을 포함한 NXC의 전체 지분 매각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이 생각하는 기업가치가 김정주 창업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였는지, NXC 측에서 이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결국 매각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계기로 지주사 NXC와 자회사인 넥슨의 체질 개선이 단행됐다 

이때 김정주 창업주가 가진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없기에 정확한 의중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매각 철회 이후 '기업 비전을 위한 사업'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 것으로 보여진다.

기업 비전을 위한 사업은 암호화폐(가상자산)와 핀테크 분야로 압축된다. 김정주 창업주는 '플레이 투 언'(P2E) 비즈니스 모델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기술이 알려지기 전인 2017년부터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NXC는 지난 2017년 국내 가장자산 거래소인 '코빗'의 지분 65.2%를 913억원에 취득한 데 이어 1년 만에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 지분 80%를 4억달러(약 4378억원)에 사 들인 바 있다. 

핀테크와 암호화폐의 연결고리는 '아퀴스코리아'로 엮인다. NXC는 2020년 3월 'NXCL'을 핀테크 개발자회사인 아퀴스코리아로 재편하며, 금융자산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외 거래소를 확보한 NXC는 아퀴스코리아를 중심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는 NXC 지분 매각을 철회한 이후의 시점이자, 지주사를 포함한 넥슨그룹이 저마다의 용도에 따라 암호화폐를 대량 취득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아퀴스코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을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자산관리용 서비스 제공을 공언했다. 증권 차트와 전문 용어의 이해가 필요한 기존 금융·투자 경험에서 벗어나 게임, 인공지능(AI), 트레이딩 기술을 접목해 자산관리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종합하면 AI 기반 게임을 통해 트레이딩 기술을 익히고, 관련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활용하는 형태의 플랫폼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엑시인피니티'나 '미르4 글로벌 버전'과 같은 P2E 게임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가상자산을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BM)이 가능한 셈이다. 해당 서비스가 안착할 경우 넥슨 게임과 연결시킬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던 만큼, 김정주 창업주 역시 가상자산을 활용한 신사업을 통해 기업의 비전을 마련하고자 했다는 평가가 여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