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서양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역설적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러시아가 국제 금융제재를 비트코인 등을 통해 우회하려는 시도가 확인되면서,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소유자 및 거래자에게 공식 경고를 하고 나섰다.

겉으로는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모습이지만, 실질적으로 암호화폐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 신호로도 해석된다.

1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미국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를 회피하려는 의도의 암호화폐 거래를 ‘기만적이고 구조화된 거래’로 정의하면서, 미국 기업과 시민들에게 러시아 국민이나 은행과의 암호화폐 거래에 응하지 말 것으로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될 규칙에서 미국 거주자는 러시아 정부(중앙은행 포함)에 이익이 되는 디지털 통화를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러시아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산을 사용하는 능력을 크게 제한하고 푸틴과 그의 내부 세력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능하게 하는 자금을 제한하려는 것이 이번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암호화폐가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통로로 거론된 적은 있지만, 미국 통화당국이 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직접 통제에 나선 것은 새롭게 주목된다.

이와 함께 백악관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러시아 개인과 기업이 국제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들은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용자 계정을 일방적으로 동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거래소인 크라켄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밝혔다

서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