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이나라 기자]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짝퉁(가품)이 버젓이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소비자가 구매한 TV가 가품으로 판명됐으나 티몬 측은 환불을 해주지 않다가 비난여론이 들끓자 마지못해 환불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고객이 애를 먹은 점에 비추어 소비자들이 티몬에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티몬의 고객 신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전 대표가 횡령혐의로 수사를 받아 회사 경영진이 소비자보호에는 소홀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고객신뢰가 급추락하고 있다. 그는 간편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 ‘테라’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수십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와 보배드림 등에는 ‘가품TV 판매 후 환불 거부하는 티몬’과 이후 작성한 ‘가품TV 판매한 티몬 현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티몬으로부터 구매한 LG TV 사용 중 액정이 깨지는 증상으로 LG 서비스에 수리 의뢰한 결과 제품이 가품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티몬에서 65만 6000원에 구매해 사용하던 TV를 사용 중 화면에 이상을 발견하고 지난달 17일 제조사에 수리를 맡겼다. 제조사 LG전자 서비스센터는 해당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됐다고 안내했다.

그는 이 사실을 티몬에 알리고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가품으로 확인됐으니 환불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실제 티몬은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상품이 가품일 경우 구매가의 100% 환불과 10% 티몬 적립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티몬 측은 환불을 거부했다. 이 회원은 게시글에서 “티몬에 신고하고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티몬 측은 판매업체는 이미 폐업했으며 가품 소견서를 받아 오면 보상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고객은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가품 소견서를 받아 제출했다. 가품소견서를 전달한 지 11일째 되던 날 티몬 측은 A씨에게 “가품은 인정하나 환불은 못해주겠다”며 “구매가의 10%인 6만5000원을 티몬 캐시로 주겠다”는 최종답변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가품의 경우 유효기간이 없다며 재차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티몬 측은 구매 초기에 USB 인식이 잘 되지 않아 문의했던 이력을 들먹이며 보상을 계속 거절했다고 한다.

A씨는 결국 지난 7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접수했고, 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티몬에 구매가의 110%를 보상하라고 권고했다. 티몬은 소비자원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구매가의 10%인 6만5000원만을 적립금으로 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A씨는 법률구조공단에 소송 방법을 문의했으나, 공단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남는 게 없다”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이 사연은 커뮤니티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논란이 확산됐고, 티몬 측은 그제야 A씨의 물품을 110% 환불 조치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의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글이 오르자 댓글 창에는 분노의 댓글이 줄을 이으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티몬에서 전자제품 절대 구매 안 하겠다”, “티몬 가품 많다” 등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티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가품이라 볼 수 없다. 제품의 AS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다"라고 주장하며 "고객이 상황을 납득하고 최초 작성글을 삭제했고, 티몬은 고객 케어 차원에서 자사 비용으로 직접 환불을 진행했다. 앞으로 보다 면밀하게 고객과 소통하며 만족도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티몬의 피해 사례는 A씨 뿐만이 아니다. 직장인 여성 B씨는 백화점보다 1만5000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껴 몇 년째 사용 중인 디올 립스틱을 2021년 말 티몬에서 구매했다.

제품 사용 중 평소에 쓰던 제품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박하 향이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디올 매장 직원에게 문의한 결과, 정품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포장부터 케이스가 모두 같아서 평소에 이 제품을 쓰지 않던 소비자라면 감쪽같이 속을 법했다.

B씨는 "다른 것도 아니고 입술에 바르는 제품인데, 원료를 모른 채 발라왔다는 사실과 고가품이 아닌데도 짝퉁으로 둔갑한다는 것이 당황스럽다"며 "이 제품을 처음 사용하는 소비자는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다수의 소비자가 가품인지 모른 채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수많은 제품들을 일일이 검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한편 ‘티몬’의 전 대표가 간편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 ‘테라’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수십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전 대표를 배임수재 혐의로, 테라 관련 금융권 로비를 담당한 브로커를 알선수재 혐의로 최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영장은 기각됐다.

전 대표는 티몬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테라’를 간편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달라는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이자 당시 티몬 이사회 의장이었던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루나’ 코인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전 대표는 대가로 받은 루나 코인을 현금화해 수십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티몬은 소비자를 속이고 일부 임원은 회삿돈을 가로채는 데 혈안이었다는 혐의가 드러나면서 회사는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다. 티몬의 이미지가 손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티몬에 대한 고객 이탈이 급증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이나라기자